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링크에서 언급했듯이, 나는 컴퓨터의 정의, '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기계'라는 설명을 이해할 수 없어서 오랫동안 고민한 적이 있었다. 사실 그 때는 당연한 것을 두고 괜한 의문을 품는건 아닐까 자괴감도 들었다. 그런데 책을 조금 더 읽다보니 다음과 같은 글을 읽을 수 있었다.


기계식 계산기가 발명된 이후 전자식 컴퓨터가 개발될 때까지 컴퓨터는 그 구조가 일정하지 않았다. 컴퓨터의 발달 과정에서 컴퓨터는 여러 가지 구조를 갖는 형태로 진화하였지만, 최종적으로 1940년대에 폰 노이만이 제안한 프로그램 내장(stored program)구조로 귀결되었다. 프로그램 내장 구조란 프로그램과 데이터를 기억장치 안에 저장하는 것을 의미한다. 현대의 모든 컴퓨터는 프로그램 내장 구조를 따르고 있으며, 이 개념을 기반으로 컴퓨터가 프로그램을 실행하는 기계라고 정의할 수 있게 되었다. 지금은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개념이지만, 현대의 컴퓨터로 진화하기까지 1642년 파스칼이 기계식 계산기를 만든 이래 약 300년의 세월이 걸린 셈이다.


어쩌면 내가 가졌던 의문은 300년의 세월에 준하는 거대한 아이디어에 준하는 것이었다. 그러므로 그 정의가 이해가 안되는 것을 넘어서서, 의문의 대상이 무엇인지조차 알 수 없었던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. 내가 가졌던 의문이 보잘것 없는 것이 아니라고 말해주는 것 같아서 위의 인용구를 몇번이고 반복해서 읽어보았다.


사실 폰 노이만은 이전부터 알고 있었고 호기심을 가졌던 학자였다. 괴델과 함께 그 사상을 이해해보고 싶어졌다.